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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영화
아..
블로그에 영화에 대한 감상을 끄적거리는 게 얼마나 오랜만인지...
또 영화를 본 것도 참..오랜만...
예전처럼 마음에 드는 개봉작을 놓치지 않으려고
없는 살림에 조조할인과 통신사 할인을 두루 이용하며
일주일이 멀다하고 극장에 드나들던 열정은 사라졌다 하더라도
극장과 담 쌓고 사는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냥..뭔가 내가 주절거릴 말을 찾을 만큼 마음이 닿는 영화가 없었던 것인지...
내가 한 마디 보태는 것이 주제넘을 만큼의 명작 뿐이었는지
(그저 게을러서인지..)
서론이 길지만 아무튼 오랜만에 영화 감상문이다. ㅋㅋㅋ
감상이랄 것도 없다.
그저 삶의 흔적을 되도록 많이 남기자는 의지의 표명이랄까..
무작정 선택한 영화가 바로 Before Sunrise였다.
안타까움보다는 아쉬움, 아주 짧은 순간 반짝 거리는 아쉬움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저런 영화를 아직까지 안 보고 있었던 건 다분히 의도적이었다고나 할까.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의 영화를 본다는 건 일종의 선입견을 불러일으킬 수가 있으니까.
아무튼 중후함이 빠져버린 에단 호크는 그보다 더 어린 시절의 상큼함에 약간의 느끼함을 더한데다가
어딘가 모르게 쌥쌥이 같았고...
줄리 델피는 묘하게 싱그러웠다.
미인은 아니지만 (오 나의 여신님들만을 예쁘다고 하는 우리 서방님은 심지어 못생겼다고까지..)
수채 물감으로 툭툭 찍어서 붓자국이 뭇어나는 것 같은 투명한 느낌...
두 남녀의 대화와 그들의 발길이 닿는 비엔나 곳곳의 아름다움이 주가 되는 영화라서인지
10년도 더 된 영화인데도 촌스럽다는 느낌은 없었다.
처음 만난 사람들의 일상적인 대화부터 시작해서
남과 여, 페미니즘 혹은 불안정한 미래와 자아에 대한 나름 심오한 주제들
사랑과 사랑을 잃음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들
아주 쓸데없는 이런 저런 이야기들
(대본이 있다면 영어회화 공부에 아주 좋을 것 같은..)
맛깔나게 이어지는 두 남녀의 수다
쟤네들은 (저 파란눈을 한 저 인종들은) 혹은 처음 만난 남녀가 나누기에는 다소 무거운 주제,
엉뚱하고 황당한 이야기들을 늘 대화의 주제로 삼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저런 대화를 질리지도 않고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났기 때문에
저들의 하루가 그렇게도 소중하고 아름다운가보다 라는 생각도 들었다.
연락처를 주고 받고, 몇 번 전화하다가 이내 시들해져 버리는 ..
그런 식으로 아름다운 하루의 인연을 퇴색시켜 버리기 싫었던 그들은
그저 이 하루만을 남기고 다시는 만나지 않기로 하고
헤어져야 할 시간을 맞는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아쉬움을 떨치지 못하고 6개월 후에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각자의 길을 간다.
그들은 과연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당연히 후편이 나왔기 때문에, 그들이 6개월 후가 아닌 9년 후에 만났다는 사실을 모두들 알고 있지만,
그게 아니더라도...이 영화를 본 그 누구도 6개월 후에 그들이 다시 만났을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을 거다.
9년 후에 다시 만났다는 것도 실은,
첫사랑 혹은 스쳐 지나간 아름다운 한 때의 사랑에 대한 아련함에 대한 환타지를 한 번 휘저어 주었을 뿐
정말로 그랬을 리는 없을 거다.
제시가 셀린느에게 기차에서 내리자며 말한 대사들처럼
10년, 20년 후에 당신이 결혼한 후에 인생에서 스쳐 지나간 남자들에 대해 떠올릴 때
그 중에 나도 있을 것이고, 나를 떠올리면서 당신이 지금을 남편을 선택하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게 될 거라는...
혹은 셀린느의 할머니가 평생을 너무나도 남편을 사랑하는 헌신적인 아내로 살있지만
실은 평생동안 다른 남자를 마음에 두고 살았다는 이야기에 대해서
제시가, 그 다른 남자는 추억이기 때문에 계속 그리워할 수 있었을 거라는
영화 전반에 깔려 있는 잡지 못한 순간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라는 이야기들 처럼...
다시 만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의 하루가 아름다웠던 거니까...
그치만 한편으로는
"저 둘이 6개월 후에 다시 만날까?"
"아니, 그게 인생이지 뭐.."
라고 해놓고서 조금...쓸쓸해졌다는...
뭐...영화상 셀린느는 23살이었고..
(13살 소녀의 묘에 갔을 때, 10년전 내가 13살에 이 곳에 왔었다고 했으니...)
내가 23살이었으면 저들의 헤어짐이 조금 더 많이 아쉽고
순수하게 저들의 재회에 대한 희망을 가졌을 지 모를 일이지만 말이다. ㅋㅋㅋ
요즘은 뭔가 그려대는 데 취미를 붙여서 인지...
그들이 헤어지기 직전 이른 아침에
분수대에서 제시의 무릎을 베고 누워 있는 셀린느의 얼굴이 너무 예뻐서
한번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
캡쳐해야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아..귀찮다..
...